걸어가도 걸어가도 끝없는 어둠이 H를 뒤덮고 있다는것을 느꼈을땐, 이미 너무 늦어버린것 같았다.
벗어나기 위해서 발버둥을 쳐보았지만, 벗어날수 없었다.
H를 무겁게 누르고 있는 어둠은 다른 무리들이 보기에는 그냥 어둠이었을 뿐이었다.
별 것 아닌것 처럼 보이는 그 어둠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H가 이상하게 보이는것은 당연했다.
그 사실은 H도 알고 있었다.
H는 절망했다.
하지만, 그 누구도 H에게서 어둠을 걷어줄수는 없었다.
아니 어쩌면, 그 누구도 H에게서 어둠을 걷어주려고 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. 그들이 보기에 H를 덮고 있는 어둠은 너무나도 사소한것이었을테니깐.
다른 무리들의 무관심속에 방치된 H는 사색에 잠겼다.
그러던 중 H는 자신이 살아서 어둠을 피할수 없다면, 죽음으로서 어둠을 피할수 있을거라는 생각을 하게되었다.
H는 결국 죽음으로서 어둠을 피하기로 하였다.
마침내 H는 어둠을 피할수 있었다.
그러나 그 피함은 오래가지 못하였다.
더 깊은 어둠이 그를 덮쳐왔다.
하지만, 다른 무리들은 여전히 깨닫지 못하였다, 그것을.
H는 어둠을 피할수 없음을 죽고 나서 깨달았다. 아니 H를 지켜보던 작은 고양이 한마리가 그 사실을 깨달았다.
이제 작은 고양이 한마리는 자신에게도 그 어둠이 드리워져 있음을 알게되었다. 어둠이 언제 번졌는지, 아니 어쩌면 처음 부터 있었었는지도 알지 못한채, 그저 어둠이 자신을 뒤덮고 있다는 사실만을. 그 어둠이 자신을 무겁게 누르고 있다는 사실만을.
Comment 0



